학회 소개말 |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 종 멸종이 심각해지고 있는 시대에 어떻게 하면 지구환경의 한계 내에 머물면서 자연의 리듬에 맞추어 살아갈지가 인류 최대의 과제가 되고 있다. 이 난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인류가 왜 이러한 지점에 와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이 점에서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시도하는 역사학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한국생태환경사학회는 ‘과거와 현재’, 아니, ‘과거와 미래’의 대화를 진지하게 시도하기 위하여, 그리고 자연환경과 인간이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인문학과 역사학이 이바지해야 한다는 취지로 2015년 11월 창립되었다. 학문적으로는 한국의 생태환경사를 정립하고, 세계의 생태환경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자는 목표를 갖고 설립되었다.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2015년부터 매년 1회 학술지 『생태환경과 역사』를 발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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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our society | By facing climate change, ecological disorder, biodiversity loss due to mass extinction and increased artificial substances, humankind must reconsider their relationship with nature. The historical transformations in socioeconomic systems brought changes in the global system. An examination is essential for investigating how biological and physical environmental changes have occurred directly or indirectly by human activities. We investigate how human-induced changes affect the global and ecological system from a historical and long-term perspective. The Society for Ecological and Environmental History was established in November 2015 to consider nature and artificial or constructed environments around sustainability. The society aims to study the history of Korea's ecology and environment and contribute to the debates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humans and the environment in world history. The society has biannually published the Journal of Ecological Environment and History since 2015. |
창립 발기문 |
인류는 오랫동안 천지인, 곧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왔습니다. 인간의 삶이 하늘로 표현되는 우주와의 관련성뿐만 아니라, 땅으로 표현되는 생태환경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음의 결과였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체계는 동서고금의 다양한 사상 속에 녹아있습니다. 그러나 기술 진보로 산업화가 촉진되고 어느 때보다도 자본주의 소비문화를 만끽하고 있는 21세기, 인류는 갈림길에서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인간중심주의=휴머니즘’에 기반을 둔 근대화는 실상 기계문명과 물질경제가 우선시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근대화를 이끌어간 이데올로기는 물질만능주의, 성장 중심주의였습니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본연의 가치를 망각한 채 자연을 정복해야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우리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있습니다. 삶의 동반자였던 많은 생명들이 사라지고, 자연환경은 오염되고 파괴되었습니다. 오늘의 물질적 번영이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어질 것이라 확신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것입니다. 자연에 의존하여 조화롭게 살아가야 할 인간은 이제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암적 존재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을 묻고, 그에 답하기 위해 생태환경사 연구 모임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성장지상주의’가 여전한 채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가 대두한 오늘날,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인간의 삶은 지구생태환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고, 인류의 행위는 생태환경의 결정적 변수이기도 합니다. 생태환경사 연구는 역사학을 더욱 역사학답게 만들면서 여러 학문과 인간, 시간, 공간이라는 세 개의 축을 하나로 융합하여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긴밀한 생태환경 요소는 지금까지 역사학이 연구한 소재와 방법에서 더 한층 명확히 각 시기의 특징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의 역사학계도 인간과 생태환경의 오랜 상호관계에 답을 제공할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물음에 실마리를 찾고 ‘지속가능한 삶’(sustainable life)을 만들어가는 데 인문학, 역사학이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국생태환경사학회와 한국생태환경사연구소를 창립했습니다. 멀리 선학들이 갈고 닦아온 학문과 서구에서 발전시켜온 생태학과 환경사에 대한 연구성과로부터 도움 받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걸친 풍부한 역사 자료를 통해 한국의 생태환경사를 정립하고, 아울러 세계의 생태환경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고자 합니다. 2015. 11. 20. 한국생태환경사학회 · 한국생태환경사연구소 발기인 일동 |